지난 12월 초 살림계의 장인으로 소문난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님의 공간을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한복 디자이너가 본업이지만 뛰어난 요리사로, 자연주의 살림꾼으로, 환경운동가로, 여자들 사이에서는 로망으로 자리매김하고 계신 분이죠.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니 타샤 튜터니 이런 묘사가 좀 진부해보이는, 그녀 그 자체로 누구와 비교할 필요가 없는 아름다운 '한국의 이효재'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 자리는 (주)엘지생활건강의 미용종가에서 신제품을 론칭하여 그 제품들을 블로거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보통은 그런 론칭 행사는 좋은데라면 호텔에서, 레스토랑에서, 갤러리에서 열리겠고 좀 신경쓰지 않는다면 기업체의 딱딱한 회의실 또는 강당 정도에서 진행되겠죠. 화장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만  '효재'에서 진행하는 줄 알았더니 또 한가지 이유가 있더군요. 바로 엘지 미용종가의 신제품인 토탈케어 라인에 <효재처럼 아름답게 사는 비밀>, <효재식 미용법>이라는 부제가 붙어있었습니다.  '효재'의 거실에서 모임이 진행되었고 뜨끈한 바닥에 예쁜 방석 깔고 편하게 앉아서 두시간 좀 넘게 진행된 행사였습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주택가 언덕길에 자리잡은 한복집 '효재'입니다. 

행사는 전적으로 이효재 님에 의해서 진행되었습니다.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고, 살아가며 쉽게 겪는 상황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예의범절에 관한 것들, 또 간단하지만 멋지게 풍류를 즐기는 법,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면서 환경을 지키고 자연스럽게 사는 법, 그리고 그녀가 사는 이야기가 중간중간 편하게 묻어나왔습니다. 명백하게 이효재 선생님이 진행한 강의인 동시에 몇년 더 산 효재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환경운동가 이효재 님이 들려준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제품의 론칭 행사인만큼 중간에 제품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소개는 소개인데 재미있는건 엘지의 담당자분들이 하신게 아니라 이효재 님이 사용하시고 그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제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품의 카테고리가 토탈클렌저, 수분크림, 파우더워시등이었는데 전혀 모르는 제품의 형태도 아니고하니 흔하디 흔한 다른 론칭 행사처럼 '무조건 우리제품이 최고야'라는 길고 긴 제품 설명의 시간이 없다는 게 참으로 매력적이었다면 어불성설일까요? 아마 그것이 이번 론칭 행사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가장 큰 부분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누가 해도 다 똑같은 광고 이야기 시간은 확 줄여버리고 누구나 알고 싶은 듣고 싶은 공감하고 싶은 이야기 시간을 충분히 늘여줬다는 것이 이 행사에서 가장 뇌리에 남은 매력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제품에 무한 자신이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지간한 자신이 없다면 제품 론칭 행사에 사용하라고 제품을 준 것외에는 따로 소개서를 준 것도 없고 말로 소개한 것 조차 없으니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져서 호감도 백퍼센트 상승했습니다. 또 미리 언급되는 것도 없고, 제품의 특징은 제품의 포장에서 얻는 것 밖에 없으니 오히려 괜히 어떤 것에 측면에 치우져져서 제품을 사용해 볼 필요도 없고, 선입견도 생기지않아서 내 식대로 내 마음대로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았구요. 

이효재 님은 제품을 사용하고 난 후의 느낌을 자주 진솔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파우더워시는 앞으로 엘지 생활 건강을 먹여살릴 수 있을 것 같다였습니다. 후에 집에 돌아와 사용해보니 아주 강하게 동감입니다 ㅎ  제품의 사용 후 느낌도 이야기 하셨지만 그 중간 중간 또 화장품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화장품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사용하시는지도 재미있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이전에도 다른 브랜드의 화장품에 관한 행사도 하셨다고 하는데 이번 엘지 미용종가의 신제품은 <효재처럼 아름답게 사는 비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아마도 가장 열과 성의를 다해서 강의를 하셨던 듯합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후다닥 일부가 끝나고 휴식시간에는 다같이 차 한잔씩을 했습니다. 테이블 위에 운치있게 나뭇잎 장식을 한 용기와 찻잔이 놓여있었습니다. 물론 시음을 하기 전에 차를 마시는 예절, 방법, 주의점, 즐기는 법, 차의 장점 등을 잘 알려주셨구요.  

 차를 따르다 실수로 찻물이 흘러도 나뭇잎이 괜찮다고 감추어주는 듯하네요.

 

2006년 효재를 처음 알게되다.

나의 취미 생활인 서점 둘러보기에 나선 2006년 어느날이다.  교보문고 한쪽에 진열되어있던 한권의 책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고 효재처럼>을 들었다. 효재가 뭐시여~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책을 파라락 넘겨보았다. 사실 난 한국 요리책은 잘 사지않는 편이다. 다른 이유는 없고 재미가 없어서이다. 때로 드는 생각이 음식을 위해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책을 위해 요리한다는 느낌. 하지만 효재처럼을 들춰서 몇 쪽 훓어봤을 뿐인데 이건 요리책을 내기위해 따로 한 요리가 아니구나. 효재가 살면서 살기위해 오랫동안 먹었던 그런 요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가지고 집에 돌아와 꼼꼼히 아끼면서 읽었다. 요리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살림 또 생활 그 모든 것이 그녀 자체였다. 그게 삶에 배어있기에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느낌. 그걸 책에서 가장 강하게 느꼈었다. 솔직히 난 그녀의 광팬은 아니다. 아니 사실 팬도 아니다. 그냥 그녀의 생활 양식을 보고있으면 자연스러움을 기조로 아름다움을 보유하고 그것을 나누고 알리고 지켜나가려는 그녀의 행위가 좋을 뿐이다. 때로 과장돼보이기도 하고 자기자랑도 하고 어색해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자연스러운 그 멋이 좋고 어디선가 그녀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면, 방송이 나온다면 좀더 자세히 보려하고 애정을 느끼는 것 뿐이다.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고 또 사진 촬영을 하며 잠시의 휴식 시간을 가진 후에는 보자기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가 보자기를 좋아해서 자못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나름 예쁘게 묶는다고는 하지만 멋스럽게 묶는게 어렵게만 느껴졌죠. 관심이 있어서 이효재 님의 <효재처럼 보자기 선물>이라는 책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배우고 나니 한결 쉽게 응용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들더군요. 강의를 시작하시기 전 보자기를 선보여주시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우시던지 한장 찍어봤습니만 흔들렸네요. 그래도 뭔가 저렇게 살림과 연관된 것을 들고 계실 때가 참 예쁘시더라는...아래는 제가 싸본 보자기 포장입니다. 나름 화려하게 하려했으나...첫 작품이니 ^^

 다른 분들과 같이 만든 나름의 작품들을 모아보았습니다.또 제가 만든 것을 돌연못위에 올려놓고 독사진도 찍어주구요. 괜히 멋져보이네요 ㅎ 

이효재 님은 보자기를 포장할 때만 사용하시는게 아니라 이렇게 부엌 살림을 정리하실 때도 맵시를 내실 때도 사용하셨더군요. 또 항상 그런 보자기들이나 싸개천을 한켠에 모아두시는 듯했습니다. 한켠에 가지런히 쌓아둔 천들로 이렇게 냄비도 예쁘게 싸서 보관을 하시네요.

강의 시간 중에 찾아오신 귀한 손님을 인사시켜주시고 그분들과도 같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모든 강의 후에 그분들과 담소를 나누시는 모습을 사진 찍기도하고 또 여기저리 살림도 구경하고 집도 구경했습니다. 

이번에 이효재 님을 만나고 가장 큰 느낌은 그녀는 모든 것을 나누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가얼마만한 재력이 있는지 어떤 인맥이 있는지, 배경은 어떤지 이런 것들은 모르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단,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자신이 행하려고 하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서슴없이 나눠주려했습니다. 두어시간 강의를 듣고 어찌 그 사람의 됨됨이까지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녀는 몸집은 작은 여성이지만 나누려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큰 아주 멋있는 여성이었고, 세수도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사진 찍을 때는 머리 다시 묶어야한다며 '잠깐 잠깐'을 외치던 귀여운 여인이었고, 행사 중간에 다른 손님들이 와도 그 손님들과 블로거들을 자연스럽게 서로 소개하며 그자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하는 강한 인력의 카리스마 여장부였고, 행사 내내 누구도 소외되지않고 즐겁게 웃음 지을 수 있게 했던 매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녀가 살고있는 그 공간 역시도 주인과 꼭 닮아서 정갈하고 단정하되 곳곳에 재치가 숨쉬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곳에까지 신경을 쓰는구나 할 정도로 끊임없이 손이 갔을 공간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살아가는 집을 사랑하는 주인의 마음이 느껴졌고 또 그런 주인을 사랑하는 집의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서로 공감하며 서로의 멋을 돋보이게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꼭 닮은 제짝이 되어갈 그런 주인과 집. 참 멋졌습니다. 공개되지않은 공간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그 공간은 어쩐지 더 진한 둘만의 향기를 갖고 있는 듯하여 언젠가 또 공개해주실 날을 기대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넓은 마당과 아담한 복도, 널찍한 거실만으로도 이번에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충분히 감상하고 왔으니까요. 이 멋진 장소를 혼자 보기 아쉬워 주욱 보여드립니다.

그릇장 한가득 채우고있는 다기들과 각종 그릇들.                책에서도 소개되었던 바구니들

                 항상 사용하신다는 소반들                                            거실의 운치를 한껏 드높여준 돌연못

                                              실타래장 한가운데 있었던 인형의 욕실 

곳곳을 채우고 있는 때로 소박한 때로 화려한 아름다운 장식품들
 이 뒤에는 못자국이나 때가 묻은 것을 가려놓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안 곳곳 어디하나 허전한 공간 없이 쓸쓸한 공간없이 꾸며져있습니다. 

매력적인 인물과 그 인물이 생활하는 멋드러진 공간속에서 열렸던 엘지 미용종가 토탈케어 간담회는 이렇게 즐겁게 진행되고 여운을 남기면 끝을 맺었습니다. 간담회 이후 줄곧 사용하고 있는 미용종가 제품이 조금 더 남다른 이유는 아마 이효재 님과 같이했던 시간과 그 공간에서의 추억이 어우려져서겠죠. 좋은 제품을 남보다 먼저 체험했다는 뿌듯함 보다는 얼른 그 느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잠시 후에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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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한화데이즈 2011.03.04 1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낯이 이리 이쁠 수가 있나요?
    효재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옹기를 닮은 그 소박한 아름다움에
    기대어 앉고 싶은 오늘입니다.

    멋진 기사 트랙백 걸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