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불현듯 집에 와서는 친구가 전해주고 간 죽순입니다.
친구가 주말에 친정에 간 길에 캐온 죽순입니다.
캐는 것이 쉽지않았을텐데 어렵사리 캐와서는 저에게까지 전해주고 가는
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동네방네 자랑하고픈 마음니다 ^^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틀을 지냈더니 알맹이가 많이 작아져 버려서 너무 슬펐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귀한거지 뭐..라는 무한긍정의 힘을 가지고 먹어줬습니다.
죽순의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냄비에 물을 끓이고 식초 조금을 넣고는 20분 정도 탱글하지만 부드러울 때까지 삶아줬습니다.

 죽순의 맛을 살리는 요리를 생각하다가 모름지기 그 재료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삶자마자 바로 들고 먹었는데
흐아~~~~ 그맛이 얼마나 좋은지 바로 가스렌지앞에 서서 다 먹을 뻔 한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아무튼 재료 맛을 그대로 살리는 요리로 냉채를 택했습니다.
재료는 귀하디 귀한 죽순, 파프리카 작은 것 2개, 미나리 조금, 새우 10마리입니다.
냉채 소스는 겨자 1.5T, 식초 3T, 꿀 2T, 소금 1t, 물 2T...대략...을 넣어서 잘 섞어주었습니다.

새우는 껍질을 까고 등쪽에 있는 내장을 제거한 후
끓는 물에 정종을 넣고 살짝 삶아서 준비했습니다.
과도한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꼬치에 끼워서 삶았습니다.

 접시에 예쁘게 담아주면 끝.

 죽순을 까서 데치고, 새우껍질을 까서 데치고...의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실제 냉채를 준비하는 시간은 순식간입니다.
썰어서 소스만 만들어줬으니까요.

하지만 그 모습은 꽤 괜찮습니다.
색도 예쁘고 모양도 다채롭고.
무엇보다 맛은 또 뭐라 할 수 없이 좋군요.

 싱그러운 향을 내주는 미나리와 아삭한 식감의 파프리카를 기본으로 하고
우아한 맛의 죽순과 감칠맛의 대가인 새우가 모여있으니 무엇 하나 부러울게 없습니다.
톡 쏘는 겨자향이 입맛을 살려주는 것은 물론이구요.
...하긴 더 살아서 어쩌겠냐 싶긴 하지만요 --;
암튼 그 맛은 무지하게 해피한 스마일을 양산해 내는군요.

 겨자소스를 넣고 막 무쳐서 먹으려고 했지만
그 모양이 깨나 예뻐서 그냥 소스를 살짝 얹어서 먹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죽순의 그 오묘한 향과 맛과 식감은 당분간은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 그 고급스러운 맛은 내년 봄이 올 때까지 계속 생각날 것 같습니다.

 서울 촌뜨기라고 불리워도 전혀 할 말 없는 만큼
죽순이 실제 땅에서 크고 있는 모습은 본적이 없습니다.
먹어 본적은 꽤 많지만 주로 통조림안에 들어있는 것을 먹었었고
상당히 비싼 일식집에서 특별 메뉴로 나온 것을 몇 번 먹은 적이 있을 뿐이었죠. 

껍질을 깔 때도 어디까지 먹는 것인지 몰라서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서 다시 확인을 받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만큼 이 재료에 대해 무지했다고 해도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서 먹어본 자연상태의 죽순은 기존에 먹어본 어떤 죽순보다도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감상에 젖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평가를 해도 고급 일식집에서 먹은 것보다 훨씬 맛있더군요. 

자연의 맛이 이런 걸까요?
갓 캐와서 그런 걸까요?
정말 맛있었습니다...내년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새우죽순냉채 스크랩하기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BlogIcon 풍경그림 2009.06.16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아직 죽순 자라는 모습을 본적이 없답니다.
    그렇지만 먹어주는 것 아주 좋아한답니다.ㅋㅋ
    겨자향나는 죽순요리 너무 먹고 싶어요.
    좋아하는 새우도 들어가 있고 말입니다.

    나스님~ 오늘도 고운날입니다~

    • BlogIcon 해나스 2009.06.17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의 누군가는 그 죽순을 너무 좋아해서
      대나무 밭에 불을 내서 구워먹기도 한다더군요.
      사실인지는 모르지만요.
      암튼 그만큼 맛났단 야그겠죠...실제로도 참 맛났습니다.
      아~~ 풍경님이랑 나눠먹었음 좋았을텐데...^^

      풍경님 덕분에 고운 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

  2. 꽃기린 2009.06.16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는 냄새, 맛있는 향기가 예서 나는 거였네요~~~
    해나스님, 잘 지내고 계시죠??

  3. BlogIcon 맛짱 2009.06.16 1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끝내줍니다.^^
    쬐꼼만..먹고 싶어요..ㅎㅎ

    눈으로 잘 먹고 트랙백 걸고 갑니다.

    • BlogIcon 해나스 2009.06.17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맛짱님 듬뿍 드셔도되는데...ㅎㅎㅎ
      트랙백 감사히 잘 안았습니다 ^^
      담에 많이 생기면 장아찌가 꼭 해보고 싶더군요.
      오늘부터 밤에 기도하고 자야겠어요...죽순을 내려주시옵소서~~ ㅎㅎ

  4. BlogIcon 테리우스원 2009.06.16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죽손 요리군요
    아삭한 맛이 일품이죠 사진도 너무 멎져
    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네요
    잘먹고 가오며 즐거우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 BlogIcon 해나스 2009.06.17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아삭함이 아직도 가시지않는군요.
      테리우스님은 혹시 죽순이 대나무밭에서
      나오는 모습을 멋지게 담아놓지않으셨을까...하는 생각이 ^^

      오늘도 멋진 하루 되세요 ~~

  5. BlogIcon pennpenn 2009.06.16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색상이 참 화려하군요~~
    잘 보고 갑니다.

  6. BlogIcon *저녁노을* 2009.06.16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노을이두 맛나게 해 먹었는데....
    잘 보고 트랙백 하나 걸어두고 갑니다.

  7. BlogIcon 털보작가 2009.06.16 2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색상이 고와서 사진보고 집어 먹을뻔 했네요.
    색상좋고, 맛좋고, 솜씨좋고, 해나스 좋고~~ㅎㅎ

  8. BlogIcon free jordan shoes 2013.03.15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ey, this is annie, i know you from facebook before, you can contact me by email, i hope we can be friend in future.